바이브코딩으로 게임 만들기 #15 – 프로토타입을 접으며

Tiny Reign 프로토타입을 접기로 했다. 6개월 가까이 작업했고, 4종 유닛 자동 전투에 깃발 시스템까지 붙인 상태에서다.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그래도 남긴 게 있었으니 기록해두려 한다.
왜 접었나
기술적인 이유보다는 방향성 문제였다. 프로토타입을 계속 만지다 보니 “이 게임이 재미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점점 흐려졌다. 자동 전투 게임에서 플레이어 개입 포인트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왕국 시뮬레이션과 전투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핵심 루프가 명확하지 않았다. 기술을 더 쌓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바이브코딩으로 얻은 것
이 프로젝트의 원래 목적 중 하나가 AI와 협업해서 게임을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실험하는 거였다. 결과적으로 AI가 코드를 쓰는 속도는 빠르다. 비헤이비어 트리 태스크를 새로 만들거나, CSV 파서를 짜거나, 충돌 레이어 설정을 바꾸는 작업은 대화 몇 번으로 됐다.
반면 구조적인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했다. Hurtbox와 Hitbox를 분리할지, 컴포넌트 패턴을 쓸지, BT 태스크를 어떻게 쪼갤지. 이런 판단을 AI에게 맡기면 코드가 나오긴 하는데 나중에 고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AI는 도구고, 구조 결정은 개발자 몫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술적으로 챙기는 것들
이 프로젝트에서 쌓인 코드와 구조는 다음 프로젝트에서 쓸 수 있다. NavigationRegion2D 기반 이동 시스템, Hurtbox/Hitbox 분리 구조, CSV 기반 데이터 관리, LimboAI 비헤이비어 트리 연동 방법. 기술적인 패턴은 재사용할 수 있다.
이 시리즈에서 각 시스템을 글로 남긴 이유도 그거다. 다음에 비슷한 걸 만들 때 같은 삽질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다음은
한동안 작은 규모로 더 명확한 게임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핵심 루프가 한 줄로 설명되는 것. 자동 전투 왕국 시뮬레이션은 그 설명이 너무 길었다. 작게 시작해서 재미 여부를 빨리 확인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 바이브코딩은 계속한다.


